2018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0월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 해가 저물어 가면 우리는 다양한 시상식을 마주하게 된다. 방송사들은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으로, 영화계에서는 대종상으로, 각종 스포츠에서는 MVP와 골든글러브, 베스트일레븐 등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게임계에도 이러한 시상 문화가 존재한다. 해외에서는 각 게임 웹진이 저마다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GOTY)를 발표하며 유저들은 이를 집계해 최다 수상작으로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96년부터 20년 이상 이어온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20년간 게임계의 동향에 발맞추어 PC와 아케이드, 모바일 등으로 시상 범위를 넓혔다. 그간 리니지나 이지투디제이, 네이비필드, 마비노기,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 쟁쟁한 게임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는 본상과 기술-창작상 등을 포함해 약 20개 분야의 시상이 이어졌고, 게임대상에는 '게임콘텐츠 크리에이터상'이 신설됐다. 그러나 게임콘텐츠 크리에이터 상의 신설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게임 인터넷 방송인들은 시장에 출시된 게임을 하면서 이를 영상으로 송출해 수익을 창출한다. 극소수 방송인들의 경우 게임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규칙을 스스로 제정해 말 그대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나 대다수는 그저 '말 잘 하는 게이머'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히 있는 콘텐츠를 소모하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자칭하는 것은 모순이다.
후보의 선정이 어렵다는 점도 분야 신설을 부정적으로 보게 한다. 올해 크리에이터상 후보는 총 4인으로, 그 중 3명이 아프리카TV에 소속되어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후보 선정 조건이나 선정 이유 등을 찾아볼 수 없기에 왜 이 방송인들이 선정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방송에 대한 평가는 각자 주관적이기에 논란이 일어날 여지도 충분하다.
결정적으로, 인터넷 방송인에 대한 시상식은 아프리카TV가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자가 플랫폼 방송인을 대상으로 하나 2011년부터 진행해 왔다. 부문별 방송인을 선정하기에 '게임 분야'에 대한 시상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개인방송을 게임 전문 시상식에서 굳이 다루어야 할까?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